책 리뷰, 작가에 대하여
스티븐킹에 대하여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라고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을 읽은 지금, 스티븐킹이 쓴 책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스티븐킹은 어머니와 형과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런 저런 소일거리를 하던 어머니 아래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살지 못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신문사, 잡지사 등에 글을 기고한다. 물론 퇴짜맞은 메모지가 못에 다 꽂히지 않을 정도로 거절도 당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학에서 만난 아내 태비사 킹과 결혼을 한다. 결혼하고 세탁소에서 일을 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글에 대한 열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세탁일을 하며 중간중간 쪼그리고 앉아 글을 쓴다. 그리고 그렇게 쓴 소설 한 편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글만 쓸 수 있는 환경에서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 그렇게 ‘캐리’라는 작품으로 빛을 보게 된 건 그의 나이 27살. 그렇게 작가로서 성공을 하던 그는 마약 중독에 빠진다. 그러다 다시 마약을 끊고 작가로서의 삶을 살지만 인생에서 두 번 겪기 힘든 엄청난 교통사고를 당한다. 트럭에 치여 4미터 가까이 날아가서 떨어진 그는 척추를 비롯한 몸이 그야말로 절단이 나다시피 한다.. 그랬던 그가 퇴원 후 재활치료와 함께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다. 그리고 스티븐킹은 그 글쓰기가 자기를 살렸다고 말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지만 스티븐킹은 한 번도 돈벌이를 위해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글쓰기로 자녀들을 대학에도 보내고 집도 사고 여유로운 삶도 살게 되었으나 그것이 글쓰기의 목적이 아니었다. 그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평생 글을 쓴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작가도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겠지만 좋아서 글을 쓰는 사람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그리고 글쓰기가 좋지 않으면 이 지루한 작업을 평생 이어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스티븐킹은 생의 끝자락과 같은 절망적인 순간에도 글쓰기를 향한 사랑으로 다시 생에 의욕을 불어넣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가? 돈을 벌기 위함인가? 스티븐킹처럼 거창한 책을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지만 나 또한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 어린시절 나는 조용하고 외로운 아이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집에서는 순종적인 말 잘 듣는 착한 딸이었고 한 번도 내가 무언가를 갖고 싶다고 떼써본 기억이 없다. 학교에서는 단짝 한 명 정도만 있던 조용한 아이였다. 선생님들 눈에 띄지도 않고 말썽도 부리지 않는. 왁자지껄 소란스러운 친구들 속에서 난 조용 조용히 내 할 일만 했다. 먹고 살기 바빴던 그 시절 부모님은 나의 감정이나 고민, 생각에 관심이 없으셨고 그런 것들에 대해 대화해 본 기억도 없다. 난 그래서 글 쓰는걸 좋아했다. 노트를 펴고 그날 있었던 일들을 적었다. 우울하고 외롭고 힘든 그 시절의 감정을 유일하게 털어놓을 수 있던 건 그 글쓰기였다. 열등감에 꽉 차있던 그 시절의 나는 그렇게 글쓰기로 생존을 했던 것 같다. 감정의 분출구. 그때부터 내 꿈 중 하나가 작가였다. 비록 아직까지도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없지만 여전히 난 글쓰기가 좋다.
책의 전반부
-이력서 : 책의 전반부는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과 같다.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꽤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서술한다. 그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와 독서를 항상 놓지 않고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책을 읽었고 글을 써서 기고하는 것을 꾸준히 했다. 그리고 대학을 관련된 과로 갔으며 꾸준히 글을 썼다. 결혼하고 나서도. 이 책의 제목이 ‘유혹하는 글쓰기’인데 왜 작가는 바로 방법론을 얘기하지 않고 그의 삶을 길게 썼을까? 무엇을 독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나는 그가 모태에서 태어난 천재 작가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거절당한 메모지가 못이 모자랄 정도로 수북해졌음에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 글을 쓸 환경이 구비되지 않은 가난했던 신혼 생활 중에도 세탁실에서 일을 하며 글을 계속해서 썼던 그의 모습, 죽음에 가까운 교통사고를 겪고 나서도 그와 가장 가까이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글쓰기. 이 모든 그의 삶에서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당신도. 글을 쓸 수 있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아마도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렇게 긴 인생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게 아닐까? 모태에서부터 태어난 천재 작가는 없다. 그렇게 되기까지의 긴 여정이 있을 뿐이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계속 써라.
책의 후반부
-연장통 : 글쓰기를 위한 연장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연장통에 들어갈 것은 아래와 같다.
① 낱말들 :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써라
② 문법 : 수동태는 한사코 피해라, 부사는 여러분의 친구가 아니다
③ 문단 : 문단은 글쓰기의 기본 단위.
-창작론 : 작가가 염두에 둔 두 가지 명제
명제 ① 좋은 글을 쓰려면 기본을(어휘력, 문법, 문체의 요소) 잘 익히고 연장통의 세 번째 층에 올바른 연장들을 마련해둬야 한다.
명제 ② 형편없는 작가가 제법 괜찮은 작가로 변하기란 불가능하고 또 훌륭한 작가가 위대한 작가로 탈바꿈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스스로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시의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그저 괜찮은 정도였던 작가도 훌륭한 작가로 거듭날 수 있다.
작가가 되고 싶으면 많이 읽고 많이 쓰라고 말한다. 이 두가지를 슬쩍 피해 갈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지름길도 없다는 것이다.
독서 : 독서를 통하여 우리는 평범한 작품과 아주 한심한 작품을 경험하는데 이런 경험을 쌓아두면 나중에 자기 작품에 그런 단점들이 나타났을 때 얼른 알아보고 피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서를 통하여 우리는 훌륭한 작품과 위대한 작품을 경험함으로써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과연 이런 작품도 가능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다양한 문체를 경험할 수 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글을 쓸 시간도 없는 사람이다. 결론은 그렇게 간단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작가는 어디로 가든지 반드시 책 한 권을 들고 다니는데 그러다 보면 책을 읽을 기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독서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브라운관은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는다. 텔레비전에 대한 덧없는 욕구를 벗어던진 사람들은 대개 책 읽는 시간이 즐겁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작가의 나라에 입국하는 각종 서류와 증명서를 갖추는 셈이다. 꾸준히 책을 읽으면 언젠가는 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지점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글쓰기 : 작가는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남들이 얼간이 같은 일벌레라고 부르든 말든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쓴다. 초고는 한 계절에 해당하는 3개월 이내에 마쳐야 한다고 믿는다. 이 책의 저자는 하루에 열 페이지씩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을 쓰는 장소는 좀 허름해도 좋은데 거기에 정말 필요한 것은 딱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하나의 문으로 여러분은 이 문을 닫을 용의가 있어야 한다. 문을 닫는다는 것은 여러분의 결심이 진심이라는 것을 온 세상과 자신에게 공언하는 일이다. 여러분은 글을 쓰겠다는 엄숙한 서약을 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실천하려 한다. 새로운 집필 장소에 들어가 문을 닫을 때쯤에는 하루의 목표량도 정해놓았을 것이다. 육체적인 운동을 할 때처럼 글쓰기에서도 처음에는 목표를 낮게 잡아야 실망하는 일이 없다. 하루에 1천 단어 정도가 좋다. 그리고 적어도 처음에는 하루에서 일주일쯤은 쉬어도 좋겠다. 그 이상은 안 된다. 더 쉬게 되면 이야기의 긴박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목표량을 정했으면 그 분량을 끝내기 전에는 절대로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문은 바깥세상을 차단한다. 가능하다면 집필실 안에는 전화조차 없는 것이 좋다. 창문이 있는 경우 바깥에 보이는 것이 담벼락이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쳐라. 모든 작가에게 그렇겠지만 특히 신출내기 작가는 주의를 흩뜨리는 것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현명하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방, 문, 문을 닫겠다는 의지, 구체적인 목표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날마다 아홉 시부터 정오까지 또는 일곱 시부터 세 시까지 반드시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뮤즈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 : 여러분이 쓰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좋다. 단,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어떤 소설을 쓰고 싶어 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 오히려 자기가 잘 알고 또 좋아하는 소재를 회피하고 친구나 친척이나 문단 동료들이 좋아할 것 같은 소재를 택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큰 잘못이다. 그리고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론 일부러 특정 장르나 소설 유형을 선택 하는 것도 역시 심각한 잘못이다. 우선 도의에 맞지 않는다. 소설의 소임은 거짓의 거미줄로 이루어진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지 돈벌이를 위해 지적인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다. 책 속에 나오는 등장 인물이나 그들의 행동이나 주변 환경이나 대화 내용 등이 독자들에게 어쩐지 낯익은 것들이야 한다. 이야기의 내용이 독자 자신의 삶과 신념 체계를 반영하고 있을 때 독자는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쓰되 그 속에 생명을 불어넣고 삶이나 우정이나 인간관계나 성이나 일 등에 대하여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섞어 넣어 독특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일이 중요하다. 자기가 잘 아는 것들을 통하여 독특한 작가가 될 수 있다. 용기를 가져라. 적진을 살피고 돌아와 거기서 알아낸 것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하라. 그리고 우주로 간 배관공도 소설의 소재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마라.
소설의 3요소(이야기를 이어가는 서술, 독자에게 생생한 현실감을 주는 묘사, 등장 인물들의 말을 통하여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대화) 플롯은 좋은 작가들의 마지막 수단이고 얼간이들의 첫 번째 선택이다. 플롯에서 테어난 이야기는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게 마련이다. 플롯보다 직관에 많이 의존하는 편인 작가는 몇 명의 등장인물들을 곤경에 빠뜨려 놓고 그들이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 한다.. 작가가 할 일은 그들이 곤경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거나 그들을 조종하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다가 그대로 받아 적는 것뿐이다. ‘상황’이 먼저 나온다. 등장 인물은 그다음이다.. 그럴듯한 어떤 상황만 있으면 플롯 따위는 의미를 잃고 만다.
묘사는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알아야 한다. 묘사가 빈약하면 독자들은 어리둥절하고 근시안이 된다. 묘사가 지나치면 온갖 자질구레한 설명과 이미지 속에 파묻히고 만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요령이다. 작가는 등장인물의 신체적 특징이나 옷차림 따위를 시시콜콜하게 묘사하는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묘사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되어 독자의 상상력으로 끝나야 한다. 독자들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느끼게 만들려면 등장 인물의 겉모습보다 장소와 분위기를 묘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탁월한 묘사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말해주는 몇 개의 엄선된 사실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대개 머리에 처음 떠오르는 사실들이다. 적어도 출발점으로는 손색이 없다.
대화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욱 잘 말해주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잘 쓴 대화문은 등장인물이 똑똑한 사람인지 아둔한 사람인지, 솔직한 사람인지 사기꾼인지, 유쾌한 사람인지 근엄한 사람인지 따위를 말해준다. 좋은 대화문을 쓰는 작가들은 흔히 대화를 잘 듣는 귀를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사실적이고 공감을 주는 대화문을 쓰려면 반드시 진실을 말해야 한다. 각각의 등장 인물이 자유롭게 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일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진실하게 들리기를 바란다면 진실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입을 다물고 남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 일이다.
<작가 지망생,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해야할 일 요약>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눈여겨보는 일
본 것에 대하여 진실을 말하는 일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등장 인물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느냐 하는 문제는 순전히 소설을 쓰면서 내가 그들에 대하여 어떤 사실들을 발견하느냐에 달렸다. 바꿔 말하면 그들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좋은 소설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물중심이라는 것이다. 다만 단편 소설의 길이보다 길어질때는 이른바 성격묘사만으로는 부족하다. 궁극적으로는 언제나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들은 결국 두 가지로 귀결됨.
1.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그러나 연습처럼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야 한다는 것)
2. 진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제는 별로 중요한게 아니다. 처음부터 문제나 주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은 형편없는 소설의 지름길이다.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작품 수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문을 닫아걸고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곧장 지면으로 옮겨놓을 때 최대한 빨리 쓰면서도 편안한 마음을 유지한다. 이 초고는-스토리만 있는 원고-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써야 한다. 초고를 완성한 후 지인에게 작품을 보일 때 먼저 작가 자신이 이야기할 준비가 되기 전에는 그 작품에 대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 6주 정도 작품을 묵히는 숙성기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적당한 어느 날 그 원고가 어느 고물상에서 구입한 골동품처럼 낯설어 보인다면 정말 준비가 된 것이다. 읽으며 신경쓰는 부분은 스토리와 연장통에 관한 문제들이다. 선행사가 분명치 않은 대명사들을 빼버리는 일, 불필요한 곳에 말을 덧붙여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만드는 일, 그리고 굳이 없어도 되는 부사들을 모조리 삭제하는 일 등등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이 스토리에 일관성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일관성을 시처럼 우아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복되는 요소들은 어떤 것들인가? 혹시 그 요소들이 함께 어울려 어떤 주제를 이루고 있지는 않은가? 다시 말해 이 작품의 내용이 뭐냐와 같은 질문이다. 이렇게 읽기를 끝마친 후 사소한 수정 작업까지 째째할 정도로 꼼꼼하게 끝내고 나면 바야흐로 문을 열고 기꺼이 읽어주겠다고 말하는 네댓 명의 가까운 친구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자료조사는 되도록 멀찌감치 배경에 머물면서 배경 스토리를 마련하는 데 그치는 것이 좋다. 여러분이 쓰고 있는 것은 연구 논문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언제나 스토리가 우선이다.
책을 읽고 나오며
재미있는 책을 쓰는 작가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글을 잘 쓸까? 이런 생각과 함께 나와 비교하여 그들은 뭔가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릴 때가 많았다. 일단 내게 있는 글쓰기 재능이 단기간에 향상되는 것 같지 않았고 어쩌면 치열하게 책을 읽고 쓰는 노력이 내게 없으니 그저 재능 탓을 해버리면 내 노력이 부족함을 적당히 잊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기에 책을 쓰는 방법론에 관한 이 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작가 스티븐킹은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쓴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단 한 번도.. 결혼해서 유명세를 타기 전까지 생활고를 겪었던 그였음에도 글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무얼 말해주는가? 그는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인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쓰다 보니 돈을 벌게 되었다는 것이 맞겠다. 그리고 그는 글쓰기의 지름길은 없다고 말한다. 무조건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길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가 지닌 글쓰기에 대한 기술을 모조리 적어놓았다. 좋은 문장을 만들어내는 방법,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지, 글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지...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에게 막상 어떻게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는지 물을 경우 답하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습관처럼 몸에 벤 동작으로 그는 무의식처럼 몸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작가 스티븐 킹도 몸에 밴 습관처럼 글을 쓰던 사람일 텐데 그것을 초보자들이 알아먹을 수 있게 글로 풀어내는 것이 쉬운 일이었을까? 덕분에 나는 스스로 터득했어야 할 글쓰기의 몇 단계를 가볍게 뛰어넘게 된 기분이다. 물론 이런 기술과 지식 또한 내가 직접 글을 썼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들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