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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인관관계 문제의 명쾌한 해법, 책 리뷰

by 공주삼남매 2024. 2. 9.

미움받을 각오로 사랑하라. 미움받지 않는게 삶의 목표는 아니니까

모든 문제의 출발 : 인간관계

 

이책은 인간의 모든 문제는 어디에서 출발하는가?’ ‘인생의 행복은 무엇이며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아주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철학자와 젊은 구도자의 대화를 통해 아주 쉽게 읽히도록 되어있는 이 책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철학자에게 설득된다. 책에서 젊은이와 대화하는 철학자는 아들러를 연구하는 철학자이고 이 책이 말하는 내용은 바로 아들러의 사상에 대한 쉬운 풀이인 것이다.

 

먼저 이 책은 인간은 트라우마에 사로잡힐 만큼 나약하지 않다고 말한다. 보통 한 인간의 지금 현재를 결정하는 행동을 설명할 때 프로이드같은 세계적인 심리학자들은 트라우마에 의해 문제 행동이 발현된다고 본다. 그러나 아들러는 그 반대의 입장에 있다. 인간은 선택에 의해 자신의 생활 습관을 결정한 것이기에 다시금 그 행동양식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사람들이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금 이대로 살면 불편함은 있지만 익숙하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변할 용기를 내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결정 때문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때로는 지금 느끼는 불편함을 자신에게 선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왜 그는 스스로를 싫어할까? 핑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로부터 거절당하고 상처를 입었을 때 그가 스스로를 싫어하는 그 것이 이유로 필요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계속 싫어한다는 것이다. 거절당하고 상처받을 용기가 없어서 이유를 만들어내기 위해 변화를 거부하는 것. 그러면서 아들러는 결국 자신의 심리학이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말한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선택할 용기. 내 과거 때문에 지금의 현재가 엉망이라고 이유를 달지 않을 용기를 내기. 내 삶은 과거로 인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믿고 한 발을 내디딜 용기. 이 부분은 참 통찰력있는 내용이라고 난 생각했다. 만약 모든 인간이 트라우마나 과거에 의해 현재가 결정된다고 한다면 모든 좋은 부모 밑에서는 좋은 자녀가 나오고, 모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은 모두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건 백퍼센트가 아니다. 그 말은 비슷한 과거의 경험이 있을지라도 내 선택에 의해 얼마든지 내 현재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용기를 낸다면. 나도 이 부분을 읽으며 여전히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 생각을 했다. 예를 들면 난 아이들에게 조금 더 좋은 지원을 해주고 싶은 부모다. 그러나 나와 남편의 벌이가 좋지 않다보니 그럴 수가 없다. 학원도 여유있게 보내줄 수 없고, 유학 이야기를 하는 딸에게 장학금으로 네 스스로의 힘으로 가야한다는 말만 하는 부모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조금 더 여유있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지금보다 수입을 늘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내 삶의 패턴을 많이 바꿔야 한다.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 드라마를 보는대신 경제 뉴스를 보고, 인터넷 서핑을 하며 할 일 없이 보내는대신 경제 서적을 보고 투자 공부를 하고, 부업이라도 더 찾아보고... 그런데 이런 변화를 줄 용기가 나에게 있는가? 바라지만 바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이 삶이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그대로 살아간다. 지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자족하면서. 내가 나의 단점을 핑계삼으며. 나는 돈이 없어서 자녀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수 없어는 어쩌면 지금 내가 누리는 편안하고 게으른 삶에 선이 되는 것이다. 모순적이게도.

그리고 아들러는 인간의 모든 문제가 관계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직장이 힘든것도 상사와의 관계때문이고, 학교 생활도 친구와 선생님과의 관계가 어려워서 피하고 싶은 것이고, 가족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어려운 것이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생의 과제를 제시한다. 첫째가 일의 과제, 둘째 교우의 과제, 마지막 셋째가 사랑의 과제이다. 이 모든 과제는 관계에서 시작되고 관계에서 풀리는 것이다. 왜 우리는 누군가와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싫어하는가? 그들의 단점을 발견해서 인가? 아들러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그 상대방을 싫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단점들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가 이혼할 때는 죽도록 미워한다. 그 상대방이 달라져서일까? 아니면 내가 어느 순간 상대방을 싫어하기로 결정하고 그 이유를 찾아내서일까? 아들러는 후자라고 본다. 그러면 우리가 상대방을 싫어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인간관계의 문제는 아주 많이 풀린다. 누구에게나 장점은 있기 마련인데 타인을 친구로 바라보고 좋게 바라보면 장점을 발견할 것이고 좋아할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아들러가 경계하는 것은 관계를 포기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즉 그는 설사 시도하다 관계가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시도라하고 말한다. 아들러의 이런 인간의 문제에 대한 통찰은 참 깊이가 있다. 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처음에는 부모와 그리고는 형제, 자매와. 더 커서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고 직장인이 되면 상사와 부하 직원들을 만난다. 이 모든 인생의 흐름속에서 우리가 고민하는 대부분은 무엇인가? 아들러가 말한것처럼 관계 때문에 우리는 고민한다. 어려서는 친한 친구가 나랑 안논다고 눈물이 나고, 사춘기 시절에는 부모가 권위적이라며 미워지고, 결혼해서는 남편이 내 맘과 같지 않다고 화가나고, 자녀를 키울때는 고집불통에 불순종하는 녀석 때문에 속상하고, 직장에서는 나에게만 부당한 요구를 하는 상사 때문에 불편하다. 따져보면 모든 인생의 문제들은 바로 이런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수학문제보가 영어풀이보다 어렵고 죽을 때까지 풀어가야하는 문제가 바로 인간관계이다. 이 지점에서 아들러는 이 문제를 수월하게 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는 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남도 우리의 기대에 따라 살아지기를 바래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아주 단순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를 못한다. 어려서는 부모의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 공부를 하거나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 그게 내 욕구와 흥미와 들어맞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저 부모의 칭찬과 기대를 져버릴 수 없어서 그렇게 살기도 한다. 그러나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살면 안되는 법이 있냐고 아들러는 묻는다.

 

과제의 분리

 

아들러가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말하는 아주 중요한 점은 과제의 분리. 왜 인간은 불행한가? 타인의 과제를 내 문제로 끌어안을 때 인생의 짐이 커지고 불행해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제의 분리는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바로 어떠한 문제의 결과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누군인지를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공부를 안하는 자녀가 있을 때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부모인 내가 아니라 자녀이다. 그렇다면 공부 안하는 자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냅두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하는 정도가 부모로서의 역할인 것이다. 공부는 부모의 과제가 아니라 자녀의 과제라는 것을 생각하고 분리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럴 때 인생의 짐이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것을 못해서 타인의 과제를 다 끌어안고 끙끙거릴 때가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다. 어린 시절부터 사이가 좋지 않던 부모님을 보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혼하는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두 분의 관계가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여러 가지 제안도 했지만 여전히 두분은 그냥 몸만 함께 사는 부부로 산다. 일찌감치 두분의 문제는 결국 내 문제가 아님을 직시하고 과제의 분리를 했더라면 조금 더 내 인생의 짐이 가볍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나는 아이들을 보며 그들의 인생의 과제가 마치 내것인양 끌어안고 살아질 때가 많다. 3인데 공부를 하지 않는 딸을 보면서 공부에 대한 잔소리를 하지만 그 또한 이 책에 따르면 의미가 없다. 딸의 인생에서 공부를 하지 않아서 일어날 결과는 누구의 몫인가? 그건 바로 그 아이의 과제이다. 그런데 함께 얼굴을 맞대고 사는 가족이기에 그 분리가 쉽지는 않다. 내 과제가 아닌줄 알면서도 공부하라는 말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역시 이론과 실제는 차이가 많다. 그러나 머리로 이것이 내 인생의 과제가 아니라는걸 아는건 참 중요하다. 자녀에 대한 고민이 차오를때에도 잠시동안은 화도 나지만 곧 생각을 하며 내 과제가 아님을 되뇌인다. 그리고 난 내 인생을 살아내는 데에 더 집중한다.

 

지금, 현재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데 바로 지금, 현재를 살아가라는 것이다. 자꾸 과거가 떠오르고 미래가 예측되는 것은 지금 현재의 삶에 스포트라이트를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 현재를 충실하게 춤을 추듯 순간 순간을 살아가면 우리는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바꿀 수 없는 것을 신경쓰지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아들러는 인간 개인에게 주어진 능력이나 외모 등을 바꿀 수 없으니 사용의 전환을 하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키가 작아서 고민은 사람은 내 키가 작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택시를 탈 때도 편하다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내 단점은 어느 순간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집중해야 할 것은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하면서 춤을 추듯 사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이다.

 

아들러는 인생의 굉장한 지혜를 차분하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달한다. sns등을 통해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고 남과 비교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평가절하하며 행복하지 않은 이 세대에게 아들러의 메시지는 전달하는 바가 크다. ‘남에게 맞추어 인생을 살아가지 말아라. 칭찬 들으려고도 말고 칭찬하지도 말아라. 모든 인간은 서로 수평하다.’ 내게 주어진 삶을 지금, 여기에서 충실하게 즐겁게 살면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용기를 내야한다. 과거를 핑계삼아 버리지 못한 나의 좋지 못한 생활 양식을 과감하고 용기있게 떨쳐버리고 현실을 직시할 용기, 나의 단점을 관계의 무기로 삼아 인간관계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용기, 새로운 삶을 편하고 안일한 습관을 버리고 기꺼이 걸음을 내디딜 용기, 남의 과제에 참견하지 않고 내 과제를 기꺼이 지고 갈 용기, 남의 칭찬과 비난 모두에게서 자유로울 용기. 그래서 아들러 심리학은 다른 말로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여러 번 읽었다. 읽고 요약하고 또 읽고. 내가 이 책을 다른 책들과 달리 여러번 읽은 것은 이 책이 포함하고 있는 삶의 지혜가 굉장히 통찰력 있고 깊이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이 오롯이 내 삶에 적용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생의 문제로 씨름하고 있을 다른 이들에게도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전해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여런 번 읽었다. 그냥 가볍게 읽고 넘길 내용이 아니었다.

 

여전히 나는 생각하는 인간으로 인생의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지금은 세 아이의 부모로서 특히나 자식들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난 내 삶을 춤추듯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들의 부모로서만 산다면 그 아이들도 숨이 막힐 것이다. 나는 그저 그들과 적당한 거리에서 서 있으며 그들이 언제든지 손을 내밀 때 잡아줄 수 있는 거리에서 한 인간으로 내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느낄 것이다. 부모가 자신의 삶의 과제에 침입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그리고 그들은 부모가 자신의 과제를 떠맡은게 아니라 이 과제가 내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깊이있게 고민하고 책임감있게 살고자 생각할 것이다. 내 인생의 운전대를 내가 아닌 부모가 쥐고 있다는 것은 참 비극적인 것이다. 그런 간섭은 자녀를 수동적인 삶으로 만들뿐이다. 과제의 분리. 너는 너, 나는 나.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각자의 과제를 각자가 지도록 하는 것. 언젠가 기회가 되고 시간이 더 허락된다면 아들러 심리학을 다른 책으로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